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서울시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K-방역에 따른 안정적인 투자처 인식 등 코로나 사태가 기회가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신고된 외국인직접투자가 102억 달러로 최종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FDI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42% 급감한 850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반면 서울시의 FDI는 기존 역대 기록인 2019년 101억 달러를 상회하며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2017년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서울의 FDI가 증가한 주요인은 서비스업 분야의 약진으로, 전년 대비 132% 증가한 금융·보험업의 투자와 99% 늘어난 미주지역의 투자 확대, 40% 상승한 신산업 분야의 투자라고 서울시는 분석했다. 서울의 주력 투자유치 업종인 서비스업 분야의 2020년 FDI는 전년대비 17% 증가한 94억 8000 달러로, 이 중 금융·보험업이 약 60%를 차지했다. 특히 미주 지역의 경우 전년대비 99% 늘어난 43억 8000 달러를 신고해 투자 확대가 두드러진다. 미주 지역의 투자 증가는 K-방역에 따른 안정적인 투자처 인식,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높은 대외신용도 등의 긍정 요인이 가시화 된 것으로 분석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본격적인 산업구조 개편으로 금융·보험, 정보통신, 연구개발 등 신산업 분야 FDI는 2019년 52억 달러 대비 40% 증가한 73억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 유형도 변화했다. ‘M&A(인수·합병)형’ 투자는 2019년 대비 82% 대폭 감소하며 6.1억 달러에 그친 반면 ‘그린필드형’ 투자는 34% 증가한 85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존의 그린필드형 투자가 용지를 직접 매입하고 사업장이나 공장을 새로 설립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의 그린필드형 투자는 해외 벤처캐피털(VC)이나 금융기업을 통해 글로벌펀드를 조성하거나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FDI 확대로 서울의 유망 스타트업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최대 5000만원 고용보조금 지원, 유망 기업 해외박람회 참가 지원 등 다각적인 방안을 통해 속도감 있는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우선, 해외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고용안정을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IT⋅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 5명 넘는 인원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앞으로도 고용을 유지하고자 하는 기업에(스타트업 포함) 대해 고용보조금을 1개 기업 당 최대 5000만원씩 지원한다. 보조금 신청기간은 3월 11일부터 5월 31일까지며, 서울시 지정 8대 신성장동력산업(IT융합, 디지털콘텐츠산업, 녹색산업, 비즈니스서비스업, 패션·디자인, 금융업, 관광컨벤션, 바이오메디컬)에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이거나 서울시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서 서울에 진출한 외국인투자기업이면 보조금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외국인 투자 저변을 확대해 ‘글로벌 투자거점도시’ 조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를 통해 서울의 창업생태계가 다양화, 글로벌화 될 수 있도록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다양한 해외투자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서울의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연구개발·정보통신 등 신산업분야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박람회 참가와 투자유치를 적극 지원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MWC 2021’와 세계 최대 바이오·의료 박람회인 ‘바이오USA’에 서울의 유망 스타트업 20개사를 선발해 해외투자자에 소개한다. 시는 투자유치가 최종 성사될 수 있도록 행사 참가 전 준비부터 완료 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아울러 시는 글로벌시장 진출 및 해외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을 투자사인 벤처캐피털(VC)로부터 직접 추천받아 각 분야 당 10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기업은 해외투자유치 관련 세미나 제공 및 기업 홍보 등의 사전지원부터 일대일 비즈매칭 및 해외투자가 네트워킹 지원, 잠재투자가 후속 미팅 등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과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2020년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사상 최대 규모로 유치하고, 우리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며 “2021년에는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외국인투자 저변을 확대하고 글로벌 투자거점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