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구걸하던 한 노인이 알고 보니 집과 예금까지 보유하고 있던 ‘가짜 거지’였다는 점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펑파이 신문은 7일 허난성에서 유명한 70대 걸인이 거액의 예금과 방이 4개짜리 집을 보유한 자산가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목격자는 “자신의 옷에 처참한 신세를 적고 다니는 걸인이 불쌍해 2위안(약 350원)을 줬는데 같은 날 우연히 오후에 은행에서 동일인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걸인은 이날 5000위안(86만원)을 저축했고, 나는 1000위안(17만원)을 저축했다”면서 “걸인이 나보다 돈이 많다”고 한탄했다.
이 걸인은 현지에서는 ‘구걸 명인’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신세를 세세하게 적은 흰색 두루마기를 걸치고 다녀 ‘두루마기 형님’으로도 불린다. 또 양쪽에 부목을 대고 절뚝대며 걸으면서 동정을 유발한다. 그는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어 차가 정차하면 차 앞으로 다가가 헝겊으로 차 유리를 닦고 운전자에게 돈을 구걸하기도 한다.
시민들은 그동안 이 걸인을 안쓰럽게 생각해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SNS 등을 통해 이 걸인이 가짜로 거지 행세를 한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다리에 약간의 장애가 있는 것 이외에는 몸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아내와 자녀가 있으며 방 4개짜리 집도 있었으며 은행 예금도 약 20만 위안(3400만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걸인의 아들은 차와 집을 갖고 있으며 딸도 허난성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허난성 정부 관계자는 이 노인이 경찰로부터 훈방된 뒤 다시는 거지 행세를 하며 구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