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람 체크해” 유럽축구 심판 ‘인종차별 발언’ 정직

입력 2021-03-09 11:01 수정 2021-03-09 11:13
지난해 12월 9일 파리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 이스탄불 바사크세히르의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 경기 도중 양팀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세바스티안 콜테스쿠 심판이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UEFA는 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세바스티안 콜테스쿠 심판은 2020-2021시즌이 끝나는 2021년 6월 30일까지 심판과 관련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루마니아 출신의 콜테스쿠 심판은 지난해 12월 9일(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PSG)과 이스탄불 바샥셰히르의 20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6차전에서 인종차별적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전반 13분 바샥셰히르의 피에르 웨보 코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자 대기심을 맡은 콜테스쿠는 주심에게 무선 마이크로 “저기 검은 사람(black one)이 누구인지 가서 체크하세요. 저기에 있는 검은 사람이요. 저렇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벤치까지 들리면서 바샥셰히르 선수단은 물론 PSG의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 등도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며 항의했다.

웨보 코치는 대기심 콜테스쿠를 향해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바샥셰히르 공격수 뎀바 바도 콜테스쿠에게 “당신은 백인을 말할 때 ‘하얀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당신은 절대 ‘하얀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이 사람’이라고 말한다. 왜 흑인을 향해 ‘검은 사람’이라고 말하나”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를 벗어났고 경기는 중단됐다. UEFA는 심판진을 교체해 다음 날 경기를 다시 치르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9일 경기 이후 트위터에 인종차별 반대 게시물을 게재한 바샥세히르. 바샥세히르 트위터 캡처.

사건을 조사한 UEFA는 콜테스쿠 심판이 경기 중 부적절한 행동을 규정한 UEFA 징계 규정 11조와 심판의 경기 진행에 관한 규정 6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콜테스쿠 심판에 대해 정직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옥타비안 소브레 부심 역시 같은 이유로 교육에 참석하도록 했다.

다만 UEFA는 이들이 인종차별 등 차별적 행위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UEFA는 심판의 언어 사용과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EFA는 “윤리·징계 조사관과 징계위원회는 심판들이 UEFA 대회에서 더 나은 언어와 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절하고 구체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결정한 내용을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