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춘객의 벚꽃 구경을 막기로 했다. 강릉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강릉 대표 봄꽃축제인 ‘경포벚꽃잔치’를 전면 취소한다고 9일 밝혔다.
강릉시는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벚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경포벚꽃잔치를 열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평균 300~400명대를 유지하는 등 확산세가 꾸준하고, 상반기 백신 접종 대상도 많지 않아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벚꽃 잔치를 취소하고 경포호, 남산공원 등의 벚꽃 명소를 폐쇄했던 바 있다.
강릉시는 축제가 열리지 않더라도 벚꽃개화 시기에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방문 자제를 홍보하고, 상황에 따라 벚꽃길 구간 주정차 금지 등 방역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2년 연속 축제를 취소하게 돼 아쉽지만,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취소를 결정했다”며 “코로나 종식 후 이전보다 더욱 발전된 축제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매년 봄마다 드넓은 유채꽃과 벚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삼척 맹방에서도 유채꽃을 볼 수 없다.
삼척시는 지난해 4월 트랙터를 동원해 근덕면 상맹방리 일원 5.5㏊ 면적에 심은 유채꽃을 몽땅 갈아엎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축제를 취소하고, 꽃밭 출입을 통제했지만, 상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채꽃밭에 따라 벚나무가 이어진 옛 7번 국도도 주·정차하지 말고 차량으로 통과하도록 했다.
올해는 아예 유채꽃을 심지 않았다. 유채꽃은 축제가 끝나고 꽃이지는 6월쯤 씨앗을 채취해 가을에 심는다. 겨울을 난 유채는 봄에 꽃을 피운다. 삼척시 관계자는 “올해 축제를 위해선 작년 가을에 파종해야 했는데 코로나19가 올해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아예 심지 않았다”며 “국도변에 심어진 벚꽃은 올해도 꽃을 피울 테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상춘객들은 가급적 방문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춘천시의 벚꽃 명소인 춘천댐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광객 출입 통제를 검토 중이다. 춘천댐에 주요 발전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시설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수력본부 관계자는 “작년에도 코로나 확산방지와 감염 차단을 위해 상춘객의 벚꽃길을 통제한 바 있다”며 “현재 추세라면 올해도 출입을 전면 통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