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진 코스피

입력 2021-03-08 16:49
8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로 거래일 기준 7일 만에 다시 3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미국 상원에서 추가 부양책이 통과되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점이 시장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연기금의 강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장 초반 상승세를 탔던 코스피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연기금은 49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 중이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15포인트(1.00%) 내린 2996.11에 장을 마감했다. 사흘 연속 하락세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3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4일(2994.98) 이후 거래일 기준 7일 만이다.

지난 1월 7일 코스피지수 종가가 처음 3000선을 돌파한 이후 1월 29일(2976.21)과 2월 24일에 이어 세 번째로 3000선이 붕괴했다. 이전 두 차례의 경우에는 하루 만에 3000선을 회복했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73포인트(0.19%) 오른 3031.99에 출발했다. 오전 한때 약 1%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상승 폭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미국 상원에서 추가 부양책이 통과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서상영 키움 증권 연구원은 “미국 추가 부양책 통과에 따른 미국의 국채 금리의 상승을 빌미로 매물 출회했다”며 “특히 미국 시간 외 나스닥 선물이 1% 넘게 하락한 점이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787억원, 129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5251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이 투자 동향에 따라 증시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외국인이 장 초반 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오후 들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하락 폭을 키운 것이다.

여기에다 연기금의 매도세도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관 매도세의 절반 이상은 연기금이 차지했다. 연기금은 이날에만 274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난해 12월 28일 이후 46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환율 움직임도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오른 1133.2원에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 수급 불안을 일으키자 증시 낙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0.12%), SK하이닉스(-3.21%), LG화학(-1.55%), 네이버(-2.38%), 현대차(-1.9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반면 KB금융(6.28%), 신한지주(3.68%), 하나금융지주(3.63%) 등 금융지주 종목은 금리 상승 수혜주로 꼽히면서 상승 마감했다. 또 포스코(2.23%) 등 경기민감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71포인트(2.03%) 내린 904.77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930선 위로 올라기도 했으나 외국인들의 강한 매도세에 2% 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88억원, 18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059억원을 순매수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