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에 중독된 채 발견된 야생 독수리들이 치료를 마치고 자연으로 돌아갔다.
충남도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8일 서산버드랜드 인근에서 독수리 4마리를 방사했다.
이날 방사한 독수리들은 1~2월 천안·아산·서산·당진에서 각각 구조됐다.
비행과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농경지에서 발견된 독수리들은 소낭에 먹이가 가득차고, 침흘림·설사·마비 등 농약에 의한 전형적인 2차 중독 증상을 보였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구조한 독수리들을 공주대 예산캠퍼스로 옮겨 소낭 내부 오염물을 제거하는 한편 수액과 약물을 투여했다.
치료 후에는 센터 사육장 내에서 비행 등 재활 훈련을 통해 건강을 회복시켰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수리과 맹금류에 속하는 독수리는 사냥 대신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다”며 “이번 방사 독수리들은 구조 당시 농약을 먹고 죽은 동물을 섭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독수리들이 북상하기 전까지 방사지 인근에 먹이를 제공하고 적응 여부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또 각 독수리에 부착한 가락지 인식표를 통해 국내·외 이동과 생태 특성 등을 파악해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우성 도 문화체육부지사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야생동물 구조 실적이 매년 증가하는 것은 도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덕분”이라며 “겨울마다 독극물 중독에 의한 야생조류 집단폐사 및 2차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야생동물의 보호와 공존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서산=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