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이번주 만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를 내놓으면서 전문가들은 해당 백신을 국내 고령층에게도 접종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에서의 효과는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실제 접종 후의 효과에 대한 평가 데이터들이 발표됐다”며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통해 이번주에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지난주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앞서 제기됐던 유효성의 근거 부족은 영국의 자료 등으로 (추가 판단해 볼 때) 충분히 접종할 수 있겠다는 의견을 줬다”면서 “그런 의견들을 반영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 아직 시간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2∼3월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따라 접종을 시작하면서 요양병원·요양시설 내 만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등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했다. 유럽의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만큼 임상 정보를 추가로 확인한 후 접종 여부를 재판단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지난 1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국 고령층에게도 큰 효과를 보였다는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그동안 접종을 보류했던 국가들이 하나둘 ‘접종 가능’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 접종한 8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접종 3∼4주 후 입원 사례가 80% 줄었다. 70세 이상에서는 접종 4주 뒤 감염 예방 효과가 60∼73%로 집계됐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만 65세 이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가할 경우 접종 일정이 연기된 만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정신요양·재활병원 입원·입소·종사자 37만7000여명의 접종이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다.
정 단장은 “접종이 보류된 만 65세 이상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및 환자, 종사자는 37만명 정도”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결정되면 물량을 고려해서 접종 계획을 빨리 수립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국제 백신 공급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서 들어오는 물량 등을 활용해 만 65세 이상 접종 대상자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정 단장은 “코백스 물량이 3월에 들어올 예정이고, 2차 접종 물량도 현재 보유하고 있다”며 “만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그런 점들을 고려해 접종 계획을 가능한 한 빨리 수립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