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이 밤늦은 시간과 새벽에도 주거지역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미얀마 국민의 공포감이 더 커지고 있다.
8일 연합뉴스는 SNS 및 현지 교민 커뮤니티에 총격 피해에 관한 증언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에 이어 7일 밤과 8일 새벽에 걸쳐 최대 도시 양곤에서 또다시 다수의 총성이 울렸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병원에서 군경이 시민들에게 테러를 가하고 있다며 영상을 올렸다.
지난 3일 1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양곤 노스오깔라빠 지역에서도 밤사이 여러 발의 총성이 울리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동영상을 보면 3, 4층 정도로 보이는 건물에 불빛이 비친 뒤 연이어 총소리가 난다. 현지인들이 “숨어, 숨어, 군인들이 불빛으로 우리를 가리키고 있어”라고 말하는 음성도 들린다.
양곤의 다른 누리꾼은 “이제 밤에도 잠을 잘 수 없다”며 공포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군경이 밖에서 불을 지르고 있고, 시민들은 집 안에서 불을 끈 채 조용히 있다. 낮에도 밤에도 날마다 더 무서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곤 따민구에서 전날 밤 10시20분쯤 집 안으로 날아 들어온 총알에 한 여성이 다리를 맞았다는 글과 관련 사진도 SNS에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벽면에 총알 흔적으로 추정되는 구멍이 보인다.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심지어 집 안에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적었다.
현지 교민들도 단체대화방에서 양곤 일부 지역에서 밤늦은 시간에 총성이 울리고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도 긴급 공지문을 띄우고 교민들에게 안전을 당부했다.
대사관은 “7일 이른 저녁 시간부터 현재 밤 11시 시점까지 양곤시내 다수 지역에 많은 총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대사관과 긴밀히 정보 공유 중인 유엔사무소 등에서도 동일한 상황 보고가 이뤄지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교민 여러분께서는 일체 바깥출입을 하지 마시고 소등한 채 문단속 등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군경이 양곤 등에서 심야에도 총격을 가하는 것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쿠데타 규탄 거리시위와 시민 불복종운동(CDM)의 동력 약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전 1시부터 9시까지 인터넷이 차단돼 무슨 일이 발생해도 외부에 알릴 수 없는 점을 노려 심야 총격으로 국민들의 공포감을 키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승연 인턴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