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 한국대사가 부임 한 달이 지나도록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등 일본 정부 주요 인사를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모테기 외무상과 면회할 수 없는 신임 한국대사, 일본 정부 측이 이례적 푸대접…사실상 대항조치’라는 제목의 기사를 8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강 대사는 올해 1월 22일 일본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주간 격리생활을 했고, 지난달 12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격리를 끝내고도 한 달이 지난 것이다.
강 대사는 한 달 사이 니카이 도시히로 집권 자민당 간사장,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 등 주요 정계인사와 면담을 가졌다. 다만 일본 정부 측 인사와의 면담은 공개된 적이 없다.
요미우리는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강 대사가 모테기 외무상과의 면회를 희망한다고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모테기 외무상과의 면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가 부임하고 한 달 넘게 일본 외무상을 만나지 못하는 건 이례적이다. 남관표 전 주일 대사는 2019년 5월 9일 부임해 나흘 만에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을 만났고, 아베 신조 총리도 부임 12일 만에 예방했다.
2017년 10월 31일 부임한 이수훈 전 주일 대사 역시 2주 만에 고노 당시 외무상을 만났었다.
이런 상황을 놓고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한 한국 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한국 측에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강 대사에 대한 엄격한 대응은)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려 하지 않는 한국에 대한 사실상 대항 조치”라고 강조했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강 대사와 모테기 외무상의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 초 취임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일본 외무상의 전화 통화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