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뚱뚱할수록 각종 질병으로 사망 위험도가 높고 마른 사람들은 심뇌혈관계 질환이 덜 생길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저체중도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나치게 마른 사람은 정상 체중군에 비해 뇌졸중이 38%, 심근경색은 86% 더 많이 발생했고 사망 위험은 배 가까이 높았다.
서울대병원 조비룡 교수팀(박진호, 권혁태, 윤재문)은 약 400만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저체중과 심·뇌혈관질환 발생률, 사망률을 분석한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IF: 9.802)’ 최근호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면 2형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발생이 배 이상 증가한다.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 사망률도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저체중군을 경미한 저체중(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값 17~18.5), 중등 저체중(BMI 16~17), 심한 저체중(BMI 16 미만)으로 나눠 정상 군(BMI 18.5~23)과 비교했다.
그 결과 저체중 정도가 더 심할수록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도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한 저체중군은 정상군 보다 뇌졸중이 38%, 심근경색은 86% 더 많이 발생했다. 저체중 정도가 더 심할수록 사망률도 높아졌다.
권혁태 교수는 8일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근육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한다”며 “근육이 많을수록 운동 능력과 심폐 능력이 좋다. 저체중은 근육이 상대적으로 적어 심·뇌혈관 합병증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호 교수는 “비만 관리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돼 온 것에 비해 저체중의 위험성은 비교적 간과되어 왔다. 평소 균형있는 식사와 규칙적인 유산소, 근력 운동으로 체중과 근육량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