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동학대 어린이집 ‘추가 학대’ 정황

입력 2021-03-07 16:09

제주지역 한 어린이집의 상습적인 원아 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어린이집 교사를 추가 입건했다. 피해 아동도 더 늘어났다.

7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해당 어린이집 교사 5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어린이집 교사 2명을 입건해 조사를 벌인 데 이어 3명을 추가 입건했다. 피해 원아도 기존 10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보육교사 2명이 아동에게 상습적으로 신체 학대를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해당 어린이집에 대해 지난해 11월 9일부터 지난 2월 15일까지 어린이집 CCTV 영상을 분석해 교사들의 원아 학대 정황을 확인했다.

녹화 영상에는 교사가 원아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뒤통수를 치는 등의 폭행 장면이 찍혔다. 귀를 심하게 잡아당기고, 아이가 간식을 먹지 않자 엉덩이를 발로 찬 뒤 아동이 바닥에 쓰러지자 한 손으로 질질 끌고 가는 모습도 담겼다. 교사에게 맞은 아이가 뒤돌아서서 혼자 울고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피해 원아들은 의사 표현이 어려운 1~3세 아이들이었다.

보도가 나가자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사과문을 내고 “한 달에 한 번 교사들에게 아동학대 교육을 해왔고 애니어그램을 통해 교사의 성향을 파악하고 심리 치료를 통해 보육 의지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했음에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원장은 이어 “(원에 다니고 있던)자신의 손주들에게조차 학대가 일어난 상황”이라며 “미처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어린이집은 지난해 초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 평가에서 최고점인 A등급을 받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