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의에…민주당 “정치쇼, 염치없고 값싼사람” 맹폭

입력 2021-03-04 17:13

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격 사의 표명에 대해 “검찰 조직을 정치 행보에 활용했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거짓’ ‘선동’ ‘궤변’ 등 격한 표현을 총동원하며 전방위적 비판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공식 논평에서 “중단 없는 개혁을 하겠다던 윤 총장의 취임사는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 총장은 오직 검찰에만 충성하고, 이를 공정과 정의로 포장해 왔다.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검찰총장”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윤 총장의 진정성은 검찰이 아니라 정치 행보에 있었다”며 “무책임한 사퇴로 검찰 위상은 더 훼손됐고, 검찰개혁 필요성만 강화됐다”고 했다.

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윤 총장 사퇴 직후 진행된 목요 현안 브리핑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받들고 검찰개혁을 완수하길 기대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윤 총장 사의 표명 이후 취재진과 만났지만 “생각을 한 뒤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정치인 윤석열’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홍영표 의원은 “윤 총장은 ‘법치 파괴’ 등 궤변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대통령이 지켜주려 했던 임기마저 정치 이벤트를 위해 내던졌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윤석열은 제2의 황교안이 되려고 하느냐”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정치인 윤석열이 그동안 수사했던 정치적 사건의 신뢰성이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의 사의 시점에 대해서도 “정치적 쇼”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 총장 사퇴는 야당발 기획 사퇴”라며 “사퇴마저도 정치적 쇼로 기획해 ‘정치 검찰의 끝판왕’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을 타산지석 삼아 일정 기간 잠수타고 (대선 출마)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라며 “참 염치없고 값싼 사람”이라고 했다.

국회 계류 중인 ‘판검사 즉시 출마 금지법’(1년 간 제한)과 사퇴 시점을 연결한 해석도 거론됐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대선은 1년, 지방선거는 14개월 남았다”며 “논의를 통해 (출마 전) 적절한 냉각기간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판검사 즉시 출마 금지법을 대표발의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아직 통과되지도 않은 법안 때문에 (윤 총장이) 오늘을 택한 건 아니겠지요?”라고 했다.

양민철 김영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