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3건 더 늘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6일 만에 15만여명이 1차 접종을 마치면서 중증 이상반응도 증가했다. 총 5건의 접종 후 사망 사례에 대해 방역 당국은 백신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사망자들이 접종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최소 11시간, 최대 42시간이 걸린 점과 평균적인 돌연사 발생 비중 등을 고려하면 백신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4일 0시 기준으로 6만5446명이 추가 접종을 받아 총 15만4421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상반응 의심 신고 사례는 전날보다 511건 늘어난 718건이었다. 709건은 두통, 발열, 구토 등 경미한 증상이었지만 7건은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2건은 사망 사례였다. 전날 경기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이들은 50대, 60대 요양병원 입원환자였다.
이 집계와 별도로 이날 오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 사례가 3건 추가 발생했다. 세 번째 사망자는 50대 요양병원 입원환자였다. 그는 2일 오전 9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41시간 후인 이날 오전 2시쯤 사망했다. 네 번째 사망자는 요양병원에 입원해있던 50대 환자로 3일 오전 11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15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2시쯤 숨졌다. 다섯 번째 사망자는 20대 중증장애시설 입소자였다. 이 사망자는 2일 오전 11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42시간 뒤인 이날 오전 5시30분쯤 숨졌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도 나타났다. 한 50대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전날 오후 2시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10분 후 호흡곤란이 와 의료진이 에피네프린을 투여했다. 병원 이송 후에는 특별한 처치 없이 회복돼 오후 3시30분쯤 요양병원으로 돌아갔다.
방역 당국은 백신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아직 결론을 내긴 이르지만 전문가들은 백신과 연관성이 낮다고 봤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10시간 이상이 지난 다음 숨지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며 “보통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30분 이내 나타나며 발생빈도는 연령에 따라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저질환 등의 이유로 돌연사하는 경우가 1년에 보통 1만8000여명, 하루 50여명꼴”이라며 “백신을 맞은 사람이 많을수록 접종 후 갑자기 사망하는 사례가 많아지겠지만 백신 탓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1호 접종자’로 나선 김연수 서울대병원장도 백신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염려했다. 이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김 원장은 “국민들이 어떤 백신이든 맞길 바란다”며 “백신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이며 접종으로 인한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데노 바이러스는 인류와 오래 지속해온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특별히 이상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위탁 운영 중인 우리 병원 직원 150여명도 중국 시노팜 백신을 맞고 높은 항체형성율을 보였다. 현재 나온 백신은 모두 근거가 있기 때문에 특정 제품에 대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