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대국민 사과…“당시 기관장으로서 책임 통감”

입력 2021-03-04 16:32 수정 2021-03-04 17:06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3기 신도시 투기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국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LH를 경영했던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인 것이다. 변 장관은 LH 직원들이 토지 매입에 나선 시기에 사장으로 재직했었음에도 즉각적인 사과보다는 산하 기관장들을 향해 “청렴도를 높이라”고 강조해 무책임 논란에 휩싸였었다.

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온라인으로 대국민 긴급 브리핑을 열고 “광명 시흥 신도시 발표 이후 LH 직원들의 투기한 의혹이 제기됐고 직원들의 토지매입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변 장관은 이어 “정책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공공개발 사업을 집행해야 하는 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이자 직전에 해당 기관을 경영했던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그러면서 “국토부는 국무총리실의 지휘하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토부와 택지업무 유관 공공기관, 지자체 직원을 대상으로 3기 신도시에서 제기된 투기 의혹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은 기존 6개 신도시 외에 중규모 택지이지만 면적이 100㎡가 넘는 과천 과천지구와 안산 장상지구도 포함된다고 변 장관은 설명했다. 변 장관은 “담당 공직자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까지 조사대상에 포함해 토지소유 및 거래현황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변 장관은 투기 방지책도 마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사 결과 위법행위 등이 확인되는 경우 고소, 고발, 징계 조치 등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변 장관은 “담당 공직자의 실거주 목적이 아닌 부동산 거래를 엄격히 제한하고 부동산 거래 시 반드시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업무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미공개 중요정보를 편취해 토지거래에 이용한 자에 대한 처벌방안도 강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3기 신도시 투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 장관은 이번 투기 의혹으로 2·4 공급 대책 등 기존 주택 공급대책에 차질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신규 택지 2차 공급 계획은 예정대로 발표될 것 전망이다.

국토부가 조사 대상이면서도 조사 주체가 된 상황에 대해 변 장관은 “국토부가 토지거래전산망을 운영하고 있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며 “그러나 현재 총리실 지휘하에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조사 결과에 따른 위법성 여부 판단은 기관별로 파견된 감사관실이 하게 될 것이기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변 장관은 또 “저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제기된 투기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에 따른 관련자 처벌을 명확히 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