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응·동맹 복원·민주주의 회복 등 포함
“중국, 국제질서 도전할 힘 갖춘 유일한 국가”
“민주주의 위해 군사개입·정권 전복 시도 안할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북한·러시아·이란 등이 심각한 도전 과제이지만, 21세기 지정학적으로 가장 큰 시험은 중국과의 관계”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강경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 국민들을 위한 외교 정책’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8대 외교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중국 대응·동맹 복원·민주주의 회복·코로나19 억제 등이 미국의 8대 우선 과제에 포함됐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이란·북한을 미국의 잠재적 위협으로 거론했다. 또 “예멘·에티오피아·버마(미얀마) 등에서도 우리가 대처해야 할 심각한 위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도전은 (차원이)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국제 시스템에 심각하게 도전할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힘을 지닌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쟁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협력이 가능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적대적으로 대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대응의) 공통 분모는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이라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동맹 복원도 역설했다. 그는 “동맹국들은 대신할 것이 없는 우리의 자산”이라며 “동맹국들과 함께 할 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우리는 지금 우리의 친구들과 동맹국들과 다시 연결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민주주의 회복과 관련해선 “우리는 값비싼 군사적 개입이나 무력을 통한 권위주의 정권 전복 시도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촉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 이런 전술을 시도했으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민주주의 촉진에 오명을 씌웠고, 미국인들의 자신감을 잃게 했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다르게 일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링컨 장관은 코로나19의 억제·경제위기 극복·위협을 받고 있는 민주주의의 회복·인도적이고 효과적인 이민정책·동맹 관계의 복원·기후변화 위기 대응·기술 분야의 주도권 확보·중국 대응 등을 바이든 행정부의 8대 외교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가까운 미래에 한·미·일 3자 회담이 예정돼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느 시점에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시점에선) 밝힐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키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은 한반도에서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핵심 요소들”이라고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내용의 논문으로 파문을 야기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에 대한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사키 대변인은 “나는 (램지어의) 논문이나 그에 대한 비난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의 국가안보팀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