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몸 곳곳에 멍든 채 숨진 8살 여자아이가 지난해 등교 수업이 시작된 이후 단 한 차례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씨(27)와 B씨(28·여) 부부의 학대로 전날 숨진 초등학교 3학년생 딸 C양(8)은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한 지난해 학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C양의 오빠이자 같은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D군(9)도 본격적인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학교에 “D군이 폐 질환을 앓고 있으며 코피를 매일 같이 흘린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등교가 어렵다”며 아이들의 결석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 경우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정학습 등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이 최대 44일이었으나, 지난해 이 학교 전체 등교 수업 일수 자체가 44일에 미치지 않아 이 같은 결석이 가능했다.
학교 담임 교사는 이들 남매가 등교 수업에 계속 나오지 않자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려 했으나, A씨 부부는 “집이 자주 비어 있다” “아이가 아프다” 등의 이유로 방문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는 대신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오겠다”고 이야기한 뒤 D군만 2차례 학교에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C양이 학교에 온 적은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 (C양을 데리고) 나오라고 하니 할아버지댁에 갔다거나 교통사고가 나 입원을 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사진까지 보내주며 거절했다”며 “아빠가 학교에서 나눠주는 꾸러미를 받기 위해 수시로 방문했으나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 부부는 경찰에 체포된 뒤 학대치사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모호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할지도 검토하고 있다. 또 C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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