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면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 장관과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세월이 저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절박한 마음에 장관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며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십시오’라고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문 대통령을) 만나서 ‘꼭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서 재판받도록 하자’ 이런 부탁을 드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일본과 언제든 마주 앉아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그렇게 해서라도 스가 총리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갈 수 있도록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는 돈이 아니라 사죄를 받아야 한다”며 “김학순 할머니가 시작했고, 끝에는 이용수가 할 것이다.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가서 결판을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정 장관이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다”면서 문 대통령을 곧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국제사법재판소 회부에 대해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정 장관이 위안부 피해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양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 국제법에 따른 판결을 받을 것을 촉구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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