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다시 학교로”… 각국 ‘교사 우선 접종’ 확산

입력 2021-03-03 17:32 수정 2021-03-03 17:51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지는 가운데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안전한 학교 재개를 위한 ‘교사 우선 접종’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이내로 미국 내 모든 교사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하라고 주 정부에 촉구했다. 완전한 면역력 형성을 위해 요구되는 2회차 접종까지는 아니더라도 1회차 접종은 받아야 학교를 안전하게 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놀랄 정도로 많은 수의 학부모가 자녀의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면서 “나의 도전과제는 이것이다. 우리는 모든 교육자와 교직원, 어린이 보육교사 등이 3월 말까지 최소한 1회분 접종을 마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교사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권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모든 권한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방 약국 프로그램으로 하여금 유치원부터 12학년(고교 3학년)에 이르는 모든 교직원을 우선순위로 정하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사에 대한 우선접종 방침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25일 초등학교와 보육시설 교사에게 접종 우선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약계층과 고령자에 이어 직업적으로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이들에게 먼저 백신 접종을 제안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직원이나 교사들은 나 같은 사람보다 먼저 차례가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칠레와 터키는 이미 새 학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교사들에게 백신을 맞히기 시작했다. 칠레는 지난달 26일 기준 이미 전체 인구의 17%가 백신을 맞은 상태다. 교사로 범위를 좁히면 접종률이 50%에 달한다. 터키도 지난달 24일부터 전국의 교사 126만여명의 명단을 파악하고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한국의 경우 등교 수업은 확대됐지만 교사 우선 접종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감염을 우려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며 정부는 교사에게도 백신을 우선적으로 맞힐지 고심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는 어르신들 접종부터 일단 우선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특수학교 교직원이나 보건교사 등 교직원 중에서도 위험도 등 우선순위를 따져 접종하는 방안에 대한 교육부 의견이 있어 계속 논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각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학교를 재개해 아동·청소년의 학습권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가 장기화되며 전 세계 어린이 중 약 1억6800만여명이 거의 1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에 따른 교실 수업 중단이 어린이들의 배움과 행복에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며 “이 아이들은 학습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피해도 막대하게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격수업에도 접근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은 교실로 복귀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심지어 이 어린이들은 결혼이나 노동을 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