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버티는 코로나 충격…서비스업 대출 139조원 ↑

입력 2021-03-03 15:32 수정 2021-03-03 16:25
자영업자들이 주로 포진한 서비스업의 지난해 4분기 대출이 1년 전보다 18.7% 늘어 역대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연말 400조원에 바싹 다가섰다.

코로나19 충격에 내수 악화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금력이 빈약한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이 빚을 내 버티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산업대출금 전체 잔액은 139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만 27조7000억원이 불어났다. 3분기(37조8000억원) 대비 대출 증가폭은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15.4% 증가한 것이다. 전 산업대출 연간 증가액은 18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서비스업 대출은 전분기보다 28조7000억원 늘었다. 제조업과 건설업 대출이 각각 2조2000억원, 7000억원 감소한 상황에서 서비스업이 선 산업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이다. 전년 4분기와 비교하면 138조8000억원(18.7%)이나 늘어나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폭과 증가율을 보였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특히 금융·보험업(5조4000억원)과 숙박·음식점업(2조3000억원)에서 3분기 때보다 대출 증가폭이 켜졌다. 결국 2019년 말 741조9000억원이던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880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산업 대출금의 63.2%를 차지하는 규모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서비스업은 매출실적 개선 지속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영향,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으로 대출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는 기업형태별 분류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 대출금 가운데 법인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원으로 3분기(11조3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반면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인 비법인기업의 경우 3분기 9조1000억원에서 4분기 10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