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숫자 없이 ‘경제계획완수’ 자축…“프로파간다 불과”

입력 2021-03-03 05:00

북한이 금속·화학공업 등 인민경제 각 부문에서 2월 계획을 완수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성과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아 프로파간다(선전활동)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2일 “당 제8차대회 결정 관철로 들끓는 전투장들에서 들어온 소식, 월 인민경제계획 완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온 나라가 당 제8차대회 결정 관철의 첫 해 목표를 무조건 수행하기 위한 투쟁으로 세차게 들끓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금속공업 부문에서는 2월 수행해야 할 선철, 강철, 압연강재를 비롯한 중요 현물지표별 계획을 완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화학공업 부문의 경우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서 농촌에 보낼 비료 생산 투쟁을 진행해 생산계획을 수행했다. 석탄공업 부문에서도 일꾼(간부) 및 탄부들이 생산 조건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석탄 생산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성공을 뒷받침할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량이 증가했다면 이전과 비교해 얼마나 늘었는지 등을 밝혀야 하는데, 공개하지 않고 있어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북한 당국이 숫자에 자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봤을 때 (성과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 해 목표 달성을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김두일 당 경제부장을 임명 한 달 만에 오수용으로 갈아치우는 등 경제 발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로 김 위원장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 해 동안 순차적으로 투자해야 할 자원을 앞당겨 투입하는 식으로 일단 목표치를 달성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당장 다음 달 생산량을 맞추는 데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 위원은 또 “실제 생산량보다 부풀려 (김 위원장 등에게) 보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