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 쫓는다” 엄마와 무당 매질에 숨진 9세 여아

입력 2021-03-03 00:15

스리랑카에서 악령을 쫓아내는 의식이라며 모친과 무당에 상습적 구타를 받아온 9세 아이가 숨졌다.

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경찰은 1일(현지시간) 아이의 어머니와 의식을 집행한 무당이 체포돼 이날 법정에 출두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주말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작은 마을 델고다에서 발생했다.

경찰 대변인 아지스 로하나(Ajith Rohana)에 따르면 용의자 중 한 명인 아이 모친은 딸이 악마에게 홀렸다고 믿어 엑소시즘(퇴마의식)을 한다는 무당의 집으로 데려갔고 그 곳에서 폭행이 이뤄졌다.

그는 BBC에 “먼저 무당이 아이에게 기름을 바른 후 지팡이로 계속 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구타를 당한 아이는 이후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하나 대변인에 의하면 이 같은 퇴마의식은 최근 몇 달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로하나 대변인은 이어 경찰이 또 다른 학대 사실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퇴마의식으로 숨진 사례가 수차례 있었다. 국민들이 이러한 의식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법원은 이들에 대해 오는 12일까지 구금을 결정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