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주전 없다” 수베로, 어떤 밑그림 그렸을까

입력 2021-03-03 06:00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한화 이글스 선수단.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의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한 달의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렸을까. 3일 오후 1시 대전 홈구장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1·2군 간 청백전은 수베로 감독의 타선과 수비 포지션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실전이다.

한화는 올겨울 ‘나흘 훈련, 하루 휴식’을 주기로 촘촘한 계획을 세워 새 시즌을 준비해왔다.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경남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1차, 같은 달 16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차로 나눠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거제 1차 캠프에서는 체력과 기술 향상에 초점을 맞췄고, 대전 2차 캠프에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김태균(은퇴)·이용규(키움 히어로즈) 등 베테랑과 대거 작별하면서 젊은 연령대로 재편된 한화 선수단의 특성을 고려해 공격적인 주루와 기본기에 충실한 수비에 역점을 두고 훈련을 지휘했다.

수베로 감독은 구단을 통해 “캠프 기간 목표로 삼은 것들을 이뤘다. 선수들이 눈에 보일 만큼 성장하고 있다. 방향성을 잘 따라왔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며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훈련에 대한 이해도, 실전 감각, 몸 상태 등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3~4일 1·2군 선수단 간 청백전으로 선수들을 점검한 뒤 5~6일 키움 히어로즈, 9~10일 KIA 타이거즈와 홈 2연전에서 연습경기를 펼친다. 13~14일에는 광주로 넘어가 다시 KIA와 대결하고, 19일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경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20일부터는 LG 트윈스와 대전 홈경기로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한화는 지난해 KBO리그를 최하위(10위)로 완주한 뒤 뼈를 깎는 수준으로 코치진과 선수단을 재편성했다. 지도자부터 베테랑 선수 상당수가 은퇴하거나 방출됐다. 1986년 빙그레로 창단해 지금의 한화로 이어진 구단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까지 불러왔다. 수베로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날부터 시작될 한화의 실전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은 타순과 수비 포지션의 구성이다. 수베로 감독은 거제 1차 캠프에서 라이온 힐리의 4번 타자 겸 1루수만 내정했을 뿐 나머지 6명의 야수와 포수, 지명타자를 어떻게 구성할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한화 선수들에게 연습경기는 타순과 포지션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다.

수베로 감독은 2차 캠프 마지막 날인 지난 1일에도 “정해진 주전은 없다”며 구상을 장막 뒤에 가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