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치는 검치 아니다”…처럼회 “尹, 환상젖은 검찰만능주의자”

입력 2021-03-02 16:24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여권은 윤 총장을 즉각 비판했다.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법치는 검치(檢治)가 아니다”며 윤 총장에 날을 세웠다. 여권 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처럼회는 윤 총장을 향해 “환상에 젖어있는 검찰만능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정부 이후 공수처를 설치하면 법치가 무너진다고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설치되었으나 무너지지 않았다”며 윤 총장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윤 총장이) 검찰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면 ‘법치’가 몰락한다고 했다”며 “문재인정부에서 법 개정되었으나 몰락하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은 검찰이 기소권 그리고 보완수사요구권을 가지고 있다. 직접수사권 보유는 예외적”이라며 “이를 외면하고 법치로 포장된 검치를 주장하면 검찰은 멸종된 검치(劍齒) 호랑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코끼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람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코끼리는 걸음 그대로 묵묵히 지나갔다”면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검찰의 직접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여권 의원들 모임 ‘처럼회’는 공개적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윤 총장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최강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개혁의 화두는 특권의식”이라며 “공무원의 정치행보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며 윤 총장을 겨냥했다.

처럼회 소속 한 의원은 “윤 총장은 본인이 검찰 역할과 기능에 대해 환상 또는 망상에 젖어있는 검찰만능주의자”라며 “검찰이 마치 사법 정의구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법무부를 통해 검찰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인데 개별 검사들이면 몰라도 윤 총장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은 공직자로서 분별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은 “국정 기조라는게 있는데 윤 총장이 권한 밖의 발언을 했다”며 “정치를 하겠다고 본인이 광고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