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이 뜬다” 제주 농촌자원을 ‘힐링포인트’로

입력 2021-03-02 16:10 수정 2021-03-02 17:19
시민들이 식물을 활용해 에코염색을 하고 있다. 에코염색은 면 전체를 염색하는 천연염색과 달리, 식물 자체의 모양과 색을 열과 힘을 이용해 천에 물들이는 방식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공

먹거리는 물론 농촌 풍경 자체를 치유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치유농업’이 제주에서도 시작된다.

제주도는 바다와 오름, 넓은 초지가 선사하는 제주 특유의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 제주형 치유농업을 본격 육성한다고 2일 밝혔다. 오는 2026년까지 사업 기반 조성과 안착에 15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는 치유농업의 핵심인 프로그램 구성을 중점 추진한다.

도는 제주형 치유농업의 기본 방향을 관광형, 도시소비자형,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쉼형, 재활을 위한 치유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잡고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지역(농장)과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열을 이용해 식물 자체의 색감을 얻는 에코염색을 비롯해 건강한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자연 속 요가와 해먹 즐기기, 농촌 걷기 등 다양한 활동을 개발한다.

도는 완성한 프로그램을 조달청에 올려 전국의 다양한 직업군들이 제주에서 치유와 휴식이 있는 자연 연수를 즐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일반 도시민과 개별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올 하반기에는 치유농업에 관심 있는 도내 농장주를 대상으로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2023년부터는 농촌진흥청의 위탁을 받아 도내에서도 치유농업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치유농업 인력제도 정착 기반을 갖춰나갈 예정이다.

치유농장 지정 및 시범 운영, 치유농업센터 조성도 추진한다.

도시화로 사회적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농촌 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1100개의 치유농장을 육성해 도시민들의 건강 회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벨기에는 치유농장을 사회적 약자의 재활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관련 법률이 제정됐다.

김경아 제주도 농업기술원 농촌자원팀장은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도시민들의 열망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건강과 치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면서 “제주는 제주만의 환경적 역량을 토대로 제주형 프로그램을 개설해 치유농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농촌체험농장들이 프로그램 한계로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치유농업은 농촌이 고령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소득원을 발굴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도 기대를 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