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가 늘어나고 있지만 전 세계 확진자 감소세는 지난 달 말부터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조차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며 방역수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일 오후 청주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전 세계적으로 지난 6주간 연속 감소했던 코로나19 신규 감염은 7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누적 환자는 1일 0시 기준 1억1300만명이 넘었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1주간 해외 신규 확진자는 269만명으로 1주 전보다 4.6% 증가했다. 사망자는 65만명이었다.
대륙별 해외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미주(2.5%), 아프리카(23.3%)는 1주 전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중동은 전주 대비 23.6% 급증했다. 유럽(11.2%)과 아시아(5.9%)도 1주 전보다 증가했다.
이 단장은 “당분간 정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세계적으로 백신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는 시기는 아니므로 감염 예방을 위한 주의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 중에서는 기존의 봉쇄조치 완화를 논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시기가 이르다는 얘기다.
실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의 경우 접종 초기에 강력한 봉쇄정책을 병행하면서 감소세가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다가 최근 다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감염 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추가 감염시키는 환자 수)는 0.8까지 줄었으나 지난 달 28일 0.99로 높아졌다.
이 단장은 “백신 접종과는 별개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방증”이라며 “충분한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시기까지는 감염 위험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국내 백신 접종을 통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지역사회 확산 및 무증상 감염 전파여부 등 실제 작용하는 정보를 축적하는 단계라고 보고 백신 접종 이후 국내 지역사회 확산과 무증상 감염자 전파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나흘째인 지난 1일에는 1442명이 접종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백신 접종 개시 이후 누적 접종자는 2만3086명이다. 1차 접종 대상자(36만6489명)의 6.3%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