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2·4 대책에도 수도권 집값 상승폭 ‘최대’

입력 2021-03-02 12:05 수정 2021-03-02 12:15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특단의 공급’을 강조하며 2·4 대책을 내놨지만, 지난달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한국부동산원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 심리를 잠재우지 못한 모습이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시장 유동성이 서울의 재건축 단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라인 등 호재 지역으로 몰리며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의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1월 12일~2월 15일)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51%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1월 12일부터 2월 15일까지 5주간의 변동률을 조사했다.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에 따른 시장의 초기 반응이 반영된 결과다.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지난해 10월 0.16%에서 11월 0.17%로 상승 전환한 뒤 12월 0.26%, 올해 1월 0.40%에 이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오름폭이 확대됐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40%에서 0.67%로 상승 폭을 키웠다. 단독주택은 0.35%에서 0.37% 상승 폭이 커졌다. 반면 연립주택은 0.41%에서 0.29%로 오름폭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강북권에서 노원구(0.86%)가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위주로 올랐다. 도봉구(0.81%)와 동대문구(0.63%), 마포구(0.63%)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60%)가 반포동 신축과 방배·잠원동 재건축 위주로 올랐다. 강남구(0.57%)는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 있는 압구정·개포동 위주로, 송파구(0.57%)는 잠실·신천동 인기 단지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양천구(0.33%)는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1.17% 상승했다. 이는 2008년 6월(1.80%) 이후 12년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이다.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래로 최대치이기도 하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해 10월 0.30%에서 11월 0.49%로 상승 전환한 뒤 12월 0.66%, 올해 1월 0.80%, 지난달 1.17%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 경기와 인천이 각각 1.63%, 1.16% 오르며 모두 4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부동산원은 “경기에서는 GTX C노선 정차 기대감이 있는 의왕시가 3.92% 오른 것을 비롯해 역시 C노선이 지나는 의정부시(2.76%), C노선 연결 기대감이 있는 안산시(1.97%) 등 ‘GTX 라인’이 상승을 주도했다”며 “인천도 GTX 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2.96%)와 서구(1.21%)를 중심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은 0.74%에서 0.64%로 상승 폭이 줄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도 1.00%로 전월(1.18%) 대비 오름폭이 줄었다. 대전(1.15%→1.26%)과 대구(1.15%→1.30%)는 상승 폭을 키웠지만, 부산(1.34%→0.99%)과 울산(1.52%→1.26%), 광주(0.57%→0.40%)는 상승 폭이 줄었다.

전셋값은 전국 기준 17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계절적 요인 등으로 1월 0.71%에서 0.64%로 상승 폭은 다소 줄었다. 서울은 0.42%로 전월(0.51%) 대비 상승 폭을 줄였다. 반면 경기(0.76%→0.87%)와 인천(0.82%→0.92%)은 상승 폭을 각각 키우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0.68%에서 0.72%로 오름폭이 커졌다. 5대 광역시 주택 전셋값은 1.04%에서 0.84%로, 8개 도는 0.44%에서 0.36%로 각각 상승 폭이 둔화했다.

월세도 전국 기준 0.25%에서 0.19%로 오름폭이 줄었다. 월세는 경기가 0.23%에서 0.24%로 상승 폭을 소폭 키웠으나 서울(0.19%→0.13%)과 인천(0.37%→0.26%)이 상승 폭을 줄이면서 수도권(0.24%→0.21%) 전체로는 오름폭이 줄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