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현대사에 각별한 의미’ 재일제주인 1세대 실태조사 벌인다

입력 2021-03-01 14:07 수정 2021-03-01 14:09

1922년 제주-오사카 직항 여객선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많은 제주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1900년대 초 고기잡이와 물질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기 시작한 제주인들은 1920년대 이후 일본 오사카 등지의 방적공장을 비롯한 일본 회사들이 제주도에 와 직접 직공을 모집하면서 일본 출가를 본격화했다. 1933년 무렵에는 일본 출가자가 5만명을 넘어 제주도 전체 인구의 25%에 달했다. 1950년을 전후한 4·3사건 당시에는 화를 피하기 위한 밀항이 늘면서 일본 출가 제주인 규모는 더욱 커졌다. 이들은 낯선 문화와 생소한 언어, 일본 사회의 냉대 속에서도 제주에 남겨진 가족들의 생계를 돕고 일부는 학교 설립과 수도 설치 등을 지원하며 마을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해냈다.

제주도가 이처럼 제주 현대사에 각별한 의미를 지닌 재일제주인을 돕기 위해 올해 재일제주인 1세대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다.

도는 타국에서의 힘든 삶 속에서도 무한한 고향 사랑을 실천해 제주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재일제주인 1세대들이 고령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재일제주인 1세대 지원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재일제주인 1세대 지원계획은 1세대의 나눔 정신 계승과 어려운 1세대 지원이 골자로 총 11개 사업을 2025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첫해인 올해는 재일제주인 실태조사와 재일제주인 1세대에 대한 보은 실천을 위한 도민사회 공감대 확산 작업을 역점 추진한다.

도는 각 마을에 세워진 재일제주인 공덕비에 수록된 내용을 토대로 공헌자를 찾아 생존 공헌자와 후손에 감사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훼손되고 있는 재일제주인 기증물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이들의 기여도와 애향심을 고증하고 전승시켜나갈 계획이다. 1960년대 이후 재일제주인의 기증 실적은 9533건 452억6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제주도는 잠정 추산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고 제주도가 함께하는 재일제주인 1세대 특별모금 캠페인 10주년으로 도민사회의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특별모금을 추진하고 성금은 소외된 1세대 어르신들에게 생계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는 재일제주인 1세대에 대한 본격적인 생활환경 실태조사를 시작해 지원 대상을 넓히고 이들의 제주사회 정착 지원과 고향 방문을 추진한다.

고춘화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재일제주인 1세대가 고향에 보여준 사랑과 헌신에 대해 이제는 보답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때”라며 “재일제주인 1세대에 대한 실질적 지원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