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의미 다 잡은 손현주의 예능 신고식

입력 2021-02-28 13:05
MBC 제공

전국 각지의 간이역을 찾아다닌다는 소재부터 신선하다. 그 중심에 배우 손현주가 있다. ‘손현주의 간이역’은 그가 데뷔 30주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MBC 새 예능 ‘손현주의 간이역’이 27일 공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명예 역무원이 된 연예인들이 간이역을 찾아다니는 콘셉트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간이역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힐링 예능 프로그램이다.

손현주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전국 각지 250여 개 간이역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간이역의) 아름다움을 시청자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KTX를 타면 거리를 볼 수 없지만, 무궁화호를 타면 눈에 들어온다”며 “‘우리가 보지 못 한 풍경이 많았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답게 느리게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힐링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MBC 제공

첫 방송은 경북 군위 화본역에서 시작했다. 명예 역장 손현주와 김준현, 임지연은 역무원에게 인수인계를 받은 후 업무에 돌입했다. 초반에는 역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에도 우왕좌왕했지만 이들은 금세 적응했다. 임지연은 특유의 친절함으로 발권을 도왔고, 손현주와 김준현은 시장행 기차를 놓친 주민을 위해 직접 운전대를 잡기도 했다. 화본역 주민들도 넉넉한 인심을 선물했다. 손수 만든 환영의 저녁 한상차림에는 귀한 손님이 오면 꼭 대접한다는 경북의 지역 음식 돔배기와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 말나물 등이 올랐다.

첫날 저녁 식사에서는 데뷔 30년 만에 고정예능에 도전한 손현주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야간당직자를 뽑기 위한 사다리 타기 게임에 집착하는 등 허당미 가득한 맏형의 모습을 보였다. 업무 2일 차에는 손현주를 지원 사격하기 위해 유해진, 김상호가 게스트로 도착했다. 이들은 예능 초보인 손현주를 놀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주명수 PD는 “전국의 간이역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간이역들이 혈관 역할 하듯, 비대면 시대에 우리 프로그램이 많은 분을 만나며 소통의 혈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현주는 “간이역은 살아있는 역이다. 마을 사람들에겐 소중한 발이 된다. 예능이긴 하지만 장난을 칠 수 없다. 간이역에서는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이 많다”며 “코로나19 시국에 가볼 수 없는 곳을 안방에서 여행하듯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