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 7년 만에 경영 복귀

입력 2021-02-26 14:3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에 적을 두기로 했다. 등기 임원은 맡지 않는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다음 달 모기업이자 항공·방산 대표기업인 ㈜한화, 화학·에너지 대표 기업 한화솔루션, 건설·서비스 대표 기업 한화건설 등 3개 핵심 기업에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회장 역할을 수행한다고 26일 밝혔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확정판결 받고 7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지난 19일 취업 제한이 풀렸고 경영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7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지만 김 회장은 대표이사로 복귀하는 대신 미등기 임원 자격으로 그룹 회장직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 회장이 등기 임원을 맡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한화그룹은 “회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오랫동안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그룹 계열사에 전진 배치된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남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에서 근무 중이다. 삼남 김동선씨는 최근 한화에너지 상무보에 올랐다. 경영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김 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하는 대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한화로 복귀하면서 한화의 항공 우주·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미래 기술 확보,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맥을 가동해 한화솔루션의 그린 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건설사와 협력해 한화건설 경쟁력 제고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관여하기보다는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의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