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백신접종 첫날 “일상으로 빨리 돌아갔으면…”

입력 2021-02-26 11:02 수정 2021-02-26 11:45
대구 한솔요양병원 황순구 원장이 26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대구시 제공

전국에서 26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대구에서도 첫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대구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2013년부터 한솔요양병원(북구)을 운영해 온 부부 의사인 황순구(61·원장)씨와 이명옥(60·여·부원장)씨다.

접종은 오전 9시30쯤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접종 장소인 한솔요양병원은 그전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준비로 분주했다.

방호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김현영 간호과장이 첫 주사를 놓기 위해 먼저 대기하고 있었다. 김 간호과장은 “많은 관심에 떨리지만 접종을 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 감사하다”며 “첫 접종을 시작으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첫 접종자인 이명옥 부원장은 주사를 맞기 전 “접종 받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일부 접종을 꺼리는 직원도 있었지만 의료인의 직업적 소명으로 당연히 맞아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라는 바다에 둥둥 떠다니고 있는데 노아의 방주에 타는 방법은 예방접종 뿐이니 겁내지 말고 접종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접종 시작 전인 오전 9시18분 병원 7층 접종 장소를 방문해 의료진과 주먹 인사를 하며 격려했다. 권 시장은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해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접종은 오전 9시22분쯤 시작됐다. 황순구 원장은 접촉식 체온계로 발열체크를 했으며 직원 1명이 황 원장의 소매를 걷었다. 김 간호과장이 직접 황 원장의 왼쪽 팔에 주사를 놓았다. 접종이 끝나자 접종 장소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첫 접종을 축하했다.

황 원장은 “우리는 일상이라는 기차역으로 가고 있다. 기차 티켓은 무료지만 모두가 함께 타야 일상이라는 역으로 갈 수 있다”며 “일상역으로 가기 위해 모두가 같이 접종에 동참하자”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국민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일상 복귀의 유일한 방법이 접종 뿐이기 때문에 효용성과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 원장이 이어 이 부원장도 접종을 마쳤다. 이 부원장은 “아무 느낌 없고 독감주사보다 안 아프다”고 말했다.

부부 의사가 접종을 마친 후 환자와 의료진 접종이 진행됐다. 이날 대구에서는 보건소 6곳, 요양병원 4곳에서 210명이 백신을 접종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