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체제’ 새 하나은행장에 박성호 부행장

입력 2021-02-25 22:49 수정 2021-02-26 09:30
박성호(왼쪽) 하나은행장 후보와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후보. 하나금융그룹 제공

차기 하나은행장에 박성호(57)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새 하나금융투자 대표로는 이은형(47)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단독으로 추천됐다.

하나금융그룹은 김정태(69) 회장의 1년 재신임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정비 작업까지 속공으로 마무리했다.

하나금융은 25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다음 달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5개사의 차기 CEO 후보를 선정했다.

그룹 임추위는 새 하나은행장 후보로 박성호, 이승열 현 하나은행 부행장 등 2명을 복수의 후보로 추천했으며, 곧이어 열린 하나은행 임추위에서 박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선택했다.

박 부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은행장,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디지털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박 부행장은 앞서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 4명에도 ‘깜짝’ 이름을 올렸었다.

연임에 실패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제재 대상에 포함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차기 하나금융투자 대표로 추천된 이은형 부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고문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에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전략총괄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2014년부터 중국의 투자회사 ‘중국민생투자그룹’의 부회장 직을 수행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하나금융 글로벌 부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각지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현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금융감독원이 최근 주식 선행매매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점이 교체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이번 경영진 교체를 통해 조직 차원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이와 함께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사장에 대해서는 연임 열정을 내렸다. 이들은 양호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각사 CEO 후보로 추천됐다.

박성호 차기 행장과 이은형 차기 대표의 임기는 각각 2년이다. 이번에 유임한 하나카드·캐피탈·저축은행 사장의 임기는 1년이다. 이날 추천된 CEO 후보들은 다음 달 열리는 각 사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