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또다시 수술대에 오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5)는 유독 부상을 자주 입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입은 다리 부상을 빼고도 아킬레스건부터 시작해 팔꿈치, 무릎, 어깨에 등 부상에 이르기까지 웬만큼 격렬한 스포츠 종목 선수보다 많은 부위를 자주 다쳤다. 여러 차례 은퇴 위기에도 필드 위로 돌아온 우즈이지만 이번에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우즈가 당했던 부상 이력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이미 수술대와 가까웠던 전성기
어린 시절부터 우즈는 세계 골프를 이끌어갈 신동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18세 나이던 1994년 우즈는 처음 수술대에 오른다. 왼쪽 무릎에 난 종양과 흉터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아마추어 대회를 평정한 그는 2년 뒤인 1996년 프로로 전향해 10월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우승한다. 첫 미국 남자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이었다. 프로 전향 5년만인 2000년 4대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성적을 남긴 그는 26세가 된 2002년 왼쪽 무릎 인대 주변 종양과 물(활액)을 제거하기 위해 다시 수술한다.
2006년까지 우즈는 12개 대회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쓸어 담았지만 같은 해 왼쪽 견갑골 부근 근육을 다친다. 그는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이 주관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챔피언십에 나서 우승까지 차지한다. 2007년 6월 첫째 딸 사만다가 태어나지만 한 달 뒤 우즈의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다. 그러나 수술을 치르지 않은 채 남은 시즌을 치러내 6개 대회에서 5번 우승한다.
2008년 내내 우즈는 자주 수술을 받는다. 4월 마스터스 대회 준우승 뒤 왼쪽 무릎 연골 손상 치료를 위해 관절경 수술(가느다란 내시경을 관절 안쪽에 넣어 관찰하는 수술)을 치른다. 6월에는 US오픈 우승 뒤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왼쪽 정강이 골절 수술을 받는다. 같은 해 12월 오른 다리 아킬레스건이 찢어졌지만 2010년 마스터스 대회를 마치고서야 해당 부상을 공개했다. 2011년 왼 다리 아킬레스건을 다쳤고 이듬해 WGC-캐딜락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같은 부위에 부상이 재발해 기권했다.
방황, 그리고 부상 악화
2009년 11월 우즈는 자신의 SUV 차량을 이웃 소화전과 나무에 들이받는다. 이로 인해 그는 목 부상과 함께 입술을 다섯 바늘 꿰매고서 병원에 45일간 입원했다. 사생활 문제로 구설에 자주 오르내리던 시기였다. 이듬해 마스터스 대회에서야 모습을 드러낸 그는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중 기권하고 MRI 검사를 치른 결과 목 관절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는다. 3개월 뒤 그는 아내 엘린 노르데그랜과 이혼한다.
2011년 4월 마스터스 대회를 치르던 중 그는 17번 홀에서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친다. 왼쪽 무릎 인대 부상도 입은 그는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를 중도 포기한다. 무릎과 아킬레스건, 종아리 부상이 이유였다. 이후에도 등 부상으로 대회를 중간에 그만두는 일이 생긴다. 2014년 4월에는 등 부위 신경계 손상으로 수술을 한 뒤 마스터스 대회에 불참한다. 이듬해 9월과 10월에도 그는 연이어 등 수술을 한다. 2017년 4월 세번째 등 수술을 하고서 한 달 뒤 우즈는 플로리다주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체포된다.
극적인 부활, 그러나…
2014년부터 3년간 우승이 없던 그는 2018년 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부활의 기미를 보인다. PGA 투어 통산 80승째 우승이었다. 이어 2019년에는 마스터스 대회 다섯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든다. 골프황제의 극적인 귀환이었다. 같은 해 8월 왼쪽 무릎 인대 수술을 받은 그는 지난해 12월 5번째 등 수술을 거친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우즈는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공동주최자(호스트)로서 이름을 올리는 등 복귀 전 대외활동을 하고 있었다.
우즈가 과거 극적으로 정상에 복귀했듯 다시 필드에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우즈 본인은 선수 경력을 더 이어가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가 런던 스포츠 정형외과의 전문의 이안 맥더모트는 24일 더타임스 기고문에서 “심할 경우 절단까지 해야할 수 있는 부상”이라면서 “일반적인 경우 완전 회복에 1년이 걸린다. 운동 선수의 경우 더 높은 수준으로 회복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