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 받은 사실을 진술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해임해 ‘보복 해임’ 논란을 일으켰던 광주 명진고등학교가 다시 복귀한 교사를 지속적으로 따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광주교사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명진고는 복직한 손규대 교사를 학교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단체대화방(카톡)’에 불러 줄 것을 여러 번 요청했으나 못 들어오게 하는 등 손 교사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왕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손 교사는 최근 새학기부터 명진고에서 9시간 수업을 하고 나머지 수업 시수는 살레시오 고등학교와 고실 중학교에서 수업하는 순회 교사 발령을 받았다. 교사 노조는 발령 경과와 관련해 “사회과 교사들과 협의하지 않고, 손 교사를 순회교사로 콕 찍어 지정”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학생기숙사 업무를 남성인 손 교사에게 맡기고, 전 이사장의 딸 바로 앞에 손교사의 좌석을 마련하는 등 유치한 수법으로 손 교사를 말려 죽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는 전 이사장의 딸이 앞서 손 교사 해임을 주도한 데 이어 형사 고발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교사를 고사시키려 하는 모양이다”라며 “유치한 탄압으로는 손 교사가 고사당할 일은 없을 것이며, 투쟁결의만 단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명진고 남모 교장은 이 같은 사태와 관련해 연합뉴스에 “순회 교사는 교사들이 참여한 교사협의회에서 합리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손 교사가 나에게 단톡방 초대 부탁도 하지 않았다. 하여튼 바로 단톡방에 초대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여학생기숙사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여성 사감이 따로 있고 손 교사는 업무 보조를 하는 것”이라면서 “교무실 자리 배치는 교장이 관여하지 않았고, 교무실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 교장은 이와 함께 학교 내부의 문제를 언론에 알린 손 교사, 교사노조, 노조 핵심 관계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연학원 최신옥 전 이사장은 손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했다가 적발, 지난 2019년 1월 배임수재 미수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손 교사는 검찰과 교육청에 관련 진술을 한 뒤 해임을 당했고, 이는 보복해임 논란으로 이어졌다.
손 교사는 지난해 12월 해임 7개월여 만에 명진고에 복직했다. 그러나 학교는 손 교사에게 교무실이 아닌 통합지원실에 마련된 학생 책상에 앉도록 하고 손 교사가 복직 인사로 교무실에 돌린 떡을 고스란히 손 교사 책상에 되돌려 놓는 등 따돌림을 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