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전북-‘기성용 리스크’ 서울, 개막전 빅뱅

입력 2021-02-25 15:37 수정 2021-02-25 15:59
기성용(가운데)과 박주영(오른쪽) 등 FC 서울 선수들이 지난달 24일 창원축구센터 보조2구장에서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이 27일 성대한 막을 올리는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최근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기성용의 소속팀 FC 서울의 공식 개막전에 관심이 모인다. 두 팀 모두 지난 시즌 종료 뒤 새 감독을 맞아 변화를 꾀하고 있어 첫 단추를 승리로 꿰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할 전망이다.

전북은 2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맞아 2021 K리그1 1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K리그1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라운드 수를 축소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 시즌엔 정상적인 38라운드 체제로 치러진다. 게다가 관중석의 10~30%까지 팬 입장이 허용돼 전북-서울전에선 올해 첫 축구의 열기를 직접 만끽할 수 있다.

전북은 지난 시즌 팀의 K리그1 4연패와 더블(리그·FA컵) 우승을 이끈 주제 모라이스(브라질) 전 감독이 팀을 떠난 뒤 팀 레전드 출신 김상식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새 시즌을 준비해 왔다. 아직 감독 경력이 없어 서울전이 데뷔 경기지만, 최강희 전 감독과 모라이스 전 감독이 퇴장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했을 때 대신 팀을 지휘한 경험은 있다. 지난 시즌 팀을 지휘할 땐 오히려 전북의 공격력이 배가되는 모습도 보였다.

김 감독이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시즌 모토도 ‘닥공(닥치고 공격)’을 업그레이드한 ‘화공(화끈·화려한 공격)’이다. 오랜 기간 팀 최전방을 책임졌던 ‘라이언킹’ 이동국이 은퇴하고 지난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 손준호와 신형민, 무릴로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옮긴 전북이지만 그만큼 ‘화공’을 뒷받침할 선수 보강도 있었다. 임대 복귀한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와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된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 2위(19골) 일류첸코가 김 감독의 전술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가 이날 전북 경기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북 현대 선수들이 지난달 19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3년 간 11위-3위-9위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던 서울도 박진섭 감독을 선임해 명가 재건을 꿈꾼다. 박 감독은 2019 시즌 광주 FC의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이끌고 지난 시즌 처음 K리그1에서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팀의 파이널A(1~6위) 진출을 이끌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다만 서울 같은 대규모 구단을 이끄는 건 처음이라, 전북과의 개막전은 박 감독이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이끌고도 자신의 축구를 구현할 수 있을지 확인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은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나상호, 포항 중원의 ‘믿을맨’이었던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등을 영입해 박 감독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중원의 중추가 될 기성용의 최근 성폭력 논란은 서울에겐 골칫거리다. 축구선수 출신 C씨와 D씨는 24일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2000년 1~6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선배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는데, A선수가 기성용이란 추측이 제기되면서 소란이 일었다.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 축구 인생을 걸고 결코 그런 일 없었다”고 의혹을 직접 전면 부인했지만, 경기 출전은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서울 관계자는 “기성용이 어제 오늘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긴 했지만 출전에 대해선 논의한 게 전혀 없다”며 “가장 중요한 건 사실 관계 확인이라, 현재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쪽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북-서울전 외에 대구 FC-수원 FC(27일), 포항-인천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광주(이상 28일), 울산 현대-강원 FC, 성남 FC-제주 유나이티드(이상 3월 1일)가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