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가파르게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수도권 집값이 2월 들어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주간 상승률 기준 역대 최대치였던 0.30%대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2·4대책 발표로 인한 집값 억제 효과도 거의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부동산원 2월 4주차(22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31%로 상승 폭이 전주보다 0.01% 포인트 높았다. 서울(0.08%)과 경기도(0.42%)가 전주에 이어 높은 상승세를 유지한 가운데 인천이 0.39%로 상승 폭이 전주보다 0.05% 포인트 높아졌다.
수도권 집값은 1월 말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0.30%의 벽을 돌파하더니 3주 연속 역대 최고치인 0.33%를 기록했다. 2월 3주차에 0.30%로 상승 폭이 줄기 시작했지만, 채 한 주가 못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 정책으로 인해 서울 강남 등에서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서울 전세난의 영향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와 인천 지역도 구축과 신축을 가리지 않고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은 “2·4대책 발표 후 강북권은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며 상승 폭이 유지되거나 축소됐다”며 “강남권은 설 연휴 이후 재건축 기대감으로 상승 폭이 확대되며 서울 전체적으로는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 폭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더먼 부동산 거래는 이미 지난달부터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집값 상승 폭 감소도 예상됐던 바 있다. 더욱이 실체가 부족한 2·4대책의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조정대상 지역을 대폭 확대하면서 집값 과열이 다소 식었던 지방 광역시에서도 집값 과열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대구는 매매가격 변동률이 0.44%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교통 호재가 있던 동구(0.54%)와 정비사업 기대감 높은 수성구(0.54%)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대전(0.41%)과 세종(0.19%)도 다시 상승세가 살아났다.
전셋값은 서울이 0.07% 올라 전주(0.08%)와 비교해 상승 폭을 줄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달 셋째주(0.13%) 이후 계속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은 강세를 이어갔다. 성북구는 0.13% 올랐고 노원구와 은평구도 각각 0.11%를 기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