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도 요양병원 방역은 유지… 단계적 완화 목소리도

입력 2021-02-25 06:00
지난달 3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효정요양병원에서 119구급대원이 확진자를 외부 치료시설로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시설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후에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백신에 기대 얻을 수 있는 보호 효과에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다만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사의 주기를 늘리는 등 덜 핵심적인 일부 조치는 천천히 완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통상 코로나19 백신은 접종으로부터 최소 2~3주 지나야 보호 효과를 발휘한다. 지침대로 접종을 마쳐도 100%의 면역을 기대할 수는 없다. 화이자는 95%, 아스트라제네카는 62~70%가량의 예방효과를 보인다. 현재까지 접종을 희망한 요양·정신병원,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28만9000여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모두 맞더라도 산술적으로 8만6000~11만명 정도는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65세 이상의 접종을 연기한 것도 부담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대상 효능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체 입소자·종사자의 절반을 훌쩍 넘는 37만여명의 접종이 4월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변함없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을 접종했다고 감염되지 않는 게 아니다”라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접종 이후에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역수칙 외에 기존에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실시했던 조치들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65세 이상 대상자들이 백신을 맞고 보호 효과를 획득할 때까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주기적 선제검사, 외부인 면회 및 출입 통제 등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접종을 시작해도) 가족 간 면회가 바로 이뤄지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이라며 “접종 현황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같이 고려해 면회 관련 부분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느슨해지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분리해 관리하는 등 지나치게 강력한 조치를 추가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잦은 검사와 지나친 사생활 통제로 스트레스를 겪는 종사자들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관련 시설 종사자들이) 매주 2번씩 검사를 받느라 코가 헐고, 스트레스로 사직서를 낸다고 한다”며 “기본적 수칙을 철저히 지키게 하되 검사 주기를 늘려주는 등 일부 조치를 완화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