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9)가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 왼손 거포 외야수 카일 슈워버(28)의 계약 소식을 꼽았다. 자신보다 젊지만, 성적이 떨어지는 슈워버보다도 낮은 조건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남고 싶지 않아서다.
추신수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지역 매체인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슈워버 계약을 보고 한국행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추신수가 빅리그 8개 팀의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그들이 제시한 금액이 슈워버보다 훨씬 낮았고 출전 기회는 보장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내 커리어와 내 재능을 존중해주는 사람들과 야구를 하고 싶다”며 “(나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좋은 실력을 보일 수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 컵스에서 논텐더(조건 없는 방출)로 풀린 슈워버는 지난달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1년 1000만달러(약 111억1500만원)에 계약했다. 6시즌 동안 121개의 홈런을 쳐낸 슈워버는 지난 2020시즌 타율 0.188, OPS(출루율+장타율)0.701을 보이며 부진했다. 같은 왼손 장타자 추신수는 같은 시즌 타율 0.236, OPS 0.723을 기록하면서 슈워버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추신수의 부모님이 그가 미국에 있던 16년 동안 단 한 번도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한 것도 한국행의 큰 이유였다. 그는 “가족들이 미국에서 내 경기를 직접 보는 게 부모님의 꿈이었다”며 “부모님의 바로 앞에서 경기하면서 한국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서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신생 신세계 구단으로 떠나면서도 “이번이 (MLB에서의) 내 마지막 시즌이라고 말한 건 아니다. 어떻게 될지 누가 아나”라는 말을 남겼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