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300명대로 내려왔지만 감염재생산지수와 양성률 등 주요 방역지표는 여전히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3차 대유행’의 재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며 거듭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332명이다. 직전일(416명)보다 84명 줄어들며 지난 15일(343명) 이후 1주일 만에 300명대로 내려왔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296명으로 직전일(295명)보다 1명 많았다.
최근 들어 오후 9시 이후 확진자 증가폭이 크지 않은 추세를 고려하면 신규 확진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300명대 초반에 달할 전망이다.
확진자는 300명대로 떨어졌지만 주요 방역지표를 보면 안심하긴 이르다.
최근 1주(14~20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1.12로 파악됐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1을 넘으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감소세를 보였던 지난달 초 1 미만으로 떨어졌던 감염재생산지수는 1월 마지막 주(1월 24∼30일)부터 주별로 0.95→0.96→0.96→1.12를 기록하며 상승하는 추세다.
또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나타내는 양성률도 이달 초 주간 평균 0.97%에서 지난주 1.2%로 높아졌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검사 양성률이 매주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차 유행(신규 확진자)이 감소 추세였다가 다시 증가하는 게 아닌가 하는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장이나 대형 의료기관 등 대규모 사업장의 집단감염 사례가 늘면서 급증하고 있고 설 연휴 및 거리두기 완화 영향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어 불안한 국면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생한 사업장 집단감염 건수는 총 52건이며, 여기에서 1362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의료기관과 관련해선 14건의 집단감염 사례에서 52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거리두기 완화 이후 다중이용시설과 종교시설, 교육시설을 고리로 한 집단발병과 설 가족모임 감염도 하나둘 확인되고 있다.
다가오는 3월 개학과 점차 확산하는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센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전날 9명이 추가돼 누적 128명이 됐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최대한 유행을 안정화시켜 접종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금주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가 안정화되느냐, 재확산되느냐에 따라 예방접종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접종을 확대해나가는 것과 재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에 총력 대응하면서 접종하는 것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