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가 비행 중 고장을 일으킨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 기종의 운항 중단을 권고했다.
로이터통신 등 현지언론은 22일(현지시간) 보잉사가 미 항공 규제 당국이 검사 절차를 확정할 때까지 미국 프랫앤드휘트니의 ‘PW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200, 777-300의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잉사는 해당 기종은 모두 69대가 있으며 이 중 59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일 해당 엔진을 단 보잉 777이 미국 덴버에서 비행 중 고장을 일으켰다. 지상으로 파편이 떨어져 주택가, 축구보장, 잔디밭 등을 덮쳤다. 자칫하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에 보잉 777 기종에 대한 검사 강화를 지시했다. 스티븐 딕슨 FAA 청장은 성명을 통해 “엔진 검사 주기를 더욱 좁혀야 하며, 해당 기종은 앞으로 취항이 금지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초기 조사 결과에서 엔진 날개 2개가 부러졌으며 다른 날개도 끝부분과 날개 면이 훼손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기종은 미국과 함께 일본과 한국에서도 일부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해당 기종을 쓰고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 측이 보잉사 발표 전인 21일 자발적으로 24편의 해당 기종 운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일본에서는 일본항공(JAL)이 13대, 전일본공수(ANA)가 19대의 보잉 777 기종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JAL의 해당 기종에서 비슷한 결함이 발생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토교통성이 21일 보잉 777 기종의 운항 중단을 명령했다.
한국은 일단 상황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사 내용에 따라 추후 운항 중단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은 운항 중단보다는 안전 조치를 강화하도록 했다.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이 PW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 기종 16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10대는 미운항 상태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9대(2대 미운항), 진에어도 4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고 항공기와 완전히 동일한 엔진을 장착한 기종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대한항공이 규제 당국, 제조사와 해당 기종의 운항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해당 기종의 일본 취항은 금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