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챌린저 대회 우승…시즌 초 부진 씻을까

입력 2021-02-22 14:19
코치진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포즈 취한 권순우(가운데)의 모습. 권순우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97위·당진시청)가 남자프로테니스(ATP) 비엘라 챌린저 2차 대회(총상금 13만2280 유로) 단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권순우가 이번 우승을 통해 향후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순우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비엘라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로렌초 무세티(122위·이탈리아)에 2대 0(6-2 6-3) 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1만8290 유로(약 2400만원).

권순우는 2019년 3월 일본 게이오 챌린저, 같은해 5월 서울오픈 챌린저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챌린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25점을 획득한 권순우는 22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약 81위까지 순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챌린저 대회는 투어 대회보다 한 단계 수준이 낮은 대회로, 주로 랭킹 100~300위 선수들이 출전한다. 권순우는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54위·스페인), 서배스천 코르다(88위·미국)에 이어 3번 시드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권순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3번째 우승. 우승인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오늘 하루는 즐기겠다”며 “내일 바로 싱가포르로 이동해 이틀 후면 또 대회 시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권순우는 비시즌 동안 동계 훈련을 하면서 체력 보완을 통한 스피드 극대화에 힘썼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해 보다 공격적인 테니스를 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 권순우도 “키가 크거나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다”며 배에 왕(王)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시즌 뚜껑이 열리자 권순우는 부진했다. 시즌 초반 델레이비치 오픈부터 그레이트 오션로드 오픈을 거쳐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까지 권순우는 1승 3패에 그쳤다. 장점이었던 빠른 움직임과 그라운드 스트로크의 다양성이 상실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챌린저 대회에선 준결승 한 세트만 빼곤 무실세트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면서 향후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권순우는 싱가포르로 이동해 ATP 투어 싱가포르 오픈(총상금 30만 달러)에서 또 한 번의 우승에 도전한다. 본선 1회전에선 타이선 콰이엇카우스키(217위·미국)와 맞붙는다. 권순우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콰이엇카우스키를 만나 3대 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