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학폭 미투(학교 폭력에 나도 당했다)’ 폭로가 추가로 나왔다. 이번에는 수도권 연고 구단 2곳의 같은 고등학교 출신 선수 1명씩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폭로자는 21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신과 프로 선수 2명의 실명을 공개하고 “고등학교 재학 중 야구부에서 이들로부터 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선수 2명은 각각 다른 팀에 소속된 20대 초반의 동갑내기 투수로, 서울의 한 고등학교 동창이다.
폭로자는 머리와 두 발로만 몸을 지탱하거나 근거리에서 야구공을 맞는 폭행을 당했고, 자취방 가사노동에 동원되거나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동을 강요받았다고 했다.
소속 구단들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 한 명의 소속팀 관계자는 22일 “스프링캠프 훈련지에 있는 선수를 상대로 가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폭로된 시점이 일요일 오후여서 인터넷 게시글 작성자와 출신 학교 관계자를 모두 접촉하지 못했다. 엄중하게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배구에서 시작된 ‘학폭 미투’의 들불은 최근 프로야구로 옮겨 붙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를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한 폭로가 나왔다. 다만 이 사례에서 선수의 진술과 폭로된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한화는 구단 차원의 조사를 중단하고 당사자 사이의 결론에 따라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선수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법적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폭로된 내용이 사실일 경우 (선수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조치하고, 사실이 아니면 구단 차원에서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