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이번엔 물 안 나와…1100만원 전기료 폭탄도”

입력 2021-02-22 07:46 수정 2021-02-22 10:43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레스토랑 밖에서 파이프가 터져 물이 치솟는 모습. AFP연합뉴스

겨울 폭풍으로 혹독한 한파 피해를 겪은 미국 텍사스주에서 절반에 가까운 주민이 여전히 물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텍사스주 환경위원회는 주 내 1300개 이상의 공공 수도 시스템이 서비스 중단을 보고했으며, 이 문제는 197개 카운티 1410만명 이상의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텍사스주 전체 인구 2900만명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이며 물 부족 문제는 한파에 따른 광범위한 정전 사태로 인한 영향의 일부라고 CNN은 설명했다. 날씨가 풀리고 전기 공급이 재개되는 등 복구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많은 가정은 급수 파이프가 끊어지고 물이 범람하는 등의 피해를 본 채로 남아 있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도시 전역에 파이프가 파열된 수많은 집이 있다”면서 “많은 배관 자재와 물자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탄 전기요금 고지서 보여주는 미 텍사스 주민. AP연합뉴스

일부 텍사스 주민은 전례 없는 에너지 요금 인상에도 직면했다. 지난주 한파로 대규모 송전망 장애가 발생한 상태에서 전기 수요가 급증해 수백만명은 전기가 끊겼지만, 이 기간 전기를 공급받은 일부 가구는 1만 달러(11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의 요금을 내야 할 처지다.

거액의 청구서를 받은 주민들은 모두 변동 요금제가 적용되는 도매 전력업체 고객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요금제는 전기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수요가 폭증한 데다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전력 공급이 달리자 도매가격이 치솟아 ‘요금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터너 시장은 CBS 인터뷰에서 “이런 엄청난 비용은 텍사스 주가 부담해야 한다”며 “이 재앙을 초래하지 않은 개인이 부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긴급회의를 연 뒤 “우리는 한파와 정전으로 인한 에너지 요금 급등으로부터 주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