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 다발 산불…주민 대피령, 2월 산불 위기경보 ‘심각’ 단계 첫 발령

입력 2021-02-21 23:13
21일 오후 경남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인근 구재봉 250m 고지에서 발생한 산불이 산등성이를 따라 번지고 있다. 뉴시스

21일 전국 곳곳에서 동시 다발로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당국이 밤새 야간 진화작업을 벌였다.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야간산불로 이어진 경북 안동·예천, 경남 하동, 충북 영동 등 4개 지역에 대해 오후 5시 45분 산불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봄이 오기 전인 2월에 산불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당국은 22일 오전까지 완전 진화한다는 목표로 일출과 동시에 헬기와 소방차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3시 20분쯤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 5㎞까지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하고 경남·대구·울산·창원·충남·대전·부산에서 소방차 49대와 인력 122명을 긴급 투입했다. 안동시와 산림청도 헬기 14대와 소방차 20대, 소방 인력 780여 명을 동원했다. 불이 난 곳은 지형이 험한 데다가 마른 나무가 많고 바람이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동시 임동면 주민 300가구 450명이 대피했으나 임동면사무소에 방어선을 구축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오후 4시 12분쯤에는 경북 예천군 감천면 증거리 야산에서 불이 났다. 산림·소방당국은 소방차 19대와 헬기 3대를 투입했다. 예천군과 영주시는 인근 주민에게 대피하도록 했다. 오후 3시 26분에는 충북 영동군 매곡면 옥전리 야산에서도 불이 났다. 헬기 6대, 차량 20대, 인력 90여 명이 동원돼 큰불은 잡은 상태다. 인근에 마을이 없어 별다른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오후 2시 41분에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구재봉에서도 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불이 인근 산으로 번지지 않도록 펌프 등을 투입해 저지선을 구축한 상태다. 구재봉 아래 먹점마을에는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긴급지시를 통해 “산림청과 소방청은 지자체,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진화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조속한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며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주민 대피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또 “일출과 동시에 조기진화 조처를 하도록 산림헬기 투입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며 “야간진화 활동을 하는 산림 진화 및 소방인력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덧붙였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경북 안동과 예천, 경남 하동, 충북 영동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주민대피 등 인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 달라고 지시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전국종합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