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같았던” 이강인…발렌시아 해결책 될까

입력 2021-02-22 06:00
드리블하고 있는 이강인(가운데)의 모습. PentaPress연합뉴스

“이강인이 돌아왔다.”

30일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이강인(20)이 4개월 만에 리그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단 포인트 뿐 아니라 환상적인 드리블과 패싱력으로 중원에 창의력을 불어 넣어 현지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강인은 21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스페인 라리가 24라운드 셀타 비고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2대 0 승리를 이끄는 도움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리그에선 지난달 22일 오사수나와의 19라운드 이후 약 한 달 만에 선발로 출전했다. 4-4-2에서 세컨 스트라이커로 막시 고메스와 함께 최전방에 선 이강인은 오랜만의 선발 기회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다. 선수 가랑이 사이로 공을 통과시키고 지네딘 지단 감독의 현역시절 같은 마르세유 턴을 하는 등 환상적인 드리블 능력을 뽐냈을 뿐더러 최전방에 다이렉트로 시도되는 패스들은 공격수의 발 밑에 정확히 꽂혔다.

후반 19분엔 센터 서클 부근에서 고메스에게 시도한 스루패스가 상대 골키퍼 루벤 블랑코의 퇴장으로 이어졌다. 고메스가 볼을 받는 과정에서 상대 골키퍼 루벤 블랑코가 고메스를 넘어뜨리면서다. 후반 추가시간 3분엔 이강인이 페널티 아크 바깥에서 페널티 지역 안의 바예호에게 정확히 볼을 찔러 넣어 이날 경기 결승골을 돕기도 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경기 뒤 “다시 선발로 나선 이강인이 경기를 바꿨다”며 “상대 퇴장을 유도했고, 결승골도 이강인의 발에서 나왔다”고 평했고, 발렌시아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강인이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발렌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8.6점을 부여했고, 경기 최우수 선수도 이강인의 차지였다.

그 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이강인은 이날 활약으로 향후 경기들에서 중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수페르데포르테에 따르면 하비 그라시아(51) 감독은 미드필드에서의 창의성과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셀타 비고 전에서 이강인 카드를 꺼내든 걸로 보인다. 심지어 지난 일주일 동안은 세컨 스트라이커로 훈련 받으면서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공격을 이어주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기용이 맞아 떨어졌기에 앞으로도 그라시아 감독의 선택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실제 그라시아 감독은 경기 뒤 “이강인은 매우 수준 높은 경기를 했다”며 “수비에서 좋은 역할을 했고, 공격에선 어시스트를 했다. 아주 좋은 활약이었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발렌시아는 최근 리그 5경기에서 2승1무2패를 기록 중이다. 리그 성적도 6승9무9패(승점 27)로 12위로 처져 있어 강등권인 18위 엘체(승점 21)과 여전히 2경기 차다. 이강인이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을 향후 경기에서도 이어갈 수 있느냐가 발렌시아 후반기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