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H5N8형 바이러스의 첫 인간 감염 사례를 확인했다. 조류인플루엔자의 인수 감염이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 안나 포포바 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감독청 산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연구센터 ‘벡토르’ 전문가들이 러시아 남부의 한 가금류 농장 노동자 7명에게서 AI 바이러스 A형의 아형(亞型·subtype)인 H5N8의 유전자 시료를 분리했다”며 “인간이 H5N8에 감염된 첫 사례”라고 밝혔다.
AI는 닭, 오리 등 가금류나 야생조류 사이에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인간에게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2013년 중국에서 H7N9형 AI가 인간에게 전염됐고, H5N1형도 마찬가지였다.
포포바 청장은 “감염된 7명 모두 건강은 양호한 상태이며, 임상 증세는 가벼웠다”며 “하지만 이들 모두에게서 생물학전 변화와 면역 반응 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가 신속히 취해졌고, 모든 위험이 최소화돼 추가 상황 전개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농장은 지난해 12월 가금류 사이에 AI가 번진 곳으로 알려졌다.
포포바 청장은 이번 사례를 통해 H5N8 바이러스가 가금류에서 사람에게로 옮겨지는 종간 전파는 확인됐지만, 인간에서 인간으로의 전파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인간 대 인간 전파의 장벽을 넘어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번 H5N8 바이러스의 인간 감염 사례는 세계보건기구(WHO)에도 보고됐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