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기가 제때 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70대 경비원을 폭행한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배예선 판사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36)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비원 B씨(74)를 휴대전화, 소화기로 폭행한 혐의다.
경기도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 살았던 A씨는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려다 차단기가 열리지 않는 일이 반복되자 경비실에 찾아가 휴대전화 모서리로 B씨의 이마를 찍었다. 화가 풀리지 않은 그는 옆에 있던 소화기로 B씨의 어깨와 엉덩이 등을 5차례 때리고 발로 허벅지를 여러 차례 걷어찼다.
이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A씨는 한 달 후에 또 B씨를 폭행했다. A씨는 주차요금을 내러 경비실을 찾았다가 B씨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느냐”고 따지자 “경비원 X자식아, 또 맞아 볼래”라며 허벅지를 발로 찼다.
법원은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A씨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형법상 폭행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화풀이하며 이른바 ‘갑질’ 행태를 보였음에도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거나 뉘우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양형 요소인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는 것을 전제로 한 경우 의미가 있다”며 “처벌불원 의사가 법원에 제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실형 선고를 피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