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살해 위협을 받던 여성이 112에 다급하게 신고했지만 경찰이 현장 주변에서 주머니에 손을 꽂거나 뒷짐을 진 채 배회하다 여성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놓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시쯤 경기 광명시 광명5동의 주택가에서 50대 여성 A씨가 ‘흉기로 위협받고 있다. 살려달라’며 112로 신고했다.
A씨는 범인 B씨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시 집 밖으로 나간 사이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 출동 명령 중 가장 긴급한 단계인 ‘코드제로’를 발동한 뒤 약 6분 만에 신고장소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신고자를 제대로 찾지 못해 수차례 주변을 배회했다.
채널A가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주머니에 손을 꽂거나 뒷짐을 진 채 범행 장소 앞을 천천히 걸어 다녔다.
신고받은 지 50분 만에 장소를 찾아 B씨를 검거했지만 A씨는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CCTV에는 경찰관들이 범인을 검거하기까지 50분간 7번이나 범행 현장을 오갔던 것이 확인됐다.
B씨는 “말다툼하다가 화가 나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 GPS가 꺼져 있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코드제로가 발동된 상황에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뒷짐을 진 모습은 부적절했다”고 설명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