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성 논란에 KBS 사과 “상상 속 용구 구현…고의 아닌 실수”

입력 2021-02-20 09:13

KBS 설 특집 프로그램 ‘조선팝 어게인’과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다’의 무대 배경을 일본 성(成)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 측은 이에 대해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고 사과하면서 제작과정을 추가로 밝혔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지난 11일 방송된 KBS2TV ‘조선팝 어게인’ 방송에서 국악 퓨전 밴드인 ‘이날치’의 ‘여보나리’ 무대 배경으로 일본 오사카성 천수각과 유사한 형태의 성이 등장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 무대 배경화면엔 일본 센고쿠 시대 이후 지어진 성들의 상징과 같은 덴슈 양식의 성이 나왔다.

일각에선 지난 11일 설 특집으로 방영된 ‘2021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에도 같은 일본성이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KBS측은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관계자들과 내부 회의를 통해 해당 이미지가 사용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조선팝어게인’ 제작진은 18일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이미지”라며 “용궁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레퍼런스와 애니메이션 등을 참고해 제작했다. 일본성을 의도적으로 카피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또 “불편함을 느끼신 시청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날치 밴드에도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계속되자 KBS 측은 19일 영상 제작과정을 추가로 공개했다. KBS 측은 영상 소스를 담당한 외부 그래픽팀이 존재하지 않는 용궁을 표현하기 위해 저작권 이미지 아카이브인 ‘셔터스톡(Shutterstock)’에서 ‘한국 성 벡터’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결과로 나온 수십 가지 이미지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그래픽팀의 담당 디자이너가 용궁과 어울린다고 생각한 하나의 이미지를 선택했고 제작진은 촬영장에서 여러 요소가 섞여 완성된 LED 영상 소스를 이미지만으로 확인하고 녹화를 진행한 것이 문제가 됐다.

KBS 측은 “논란이 제기된 후 확인한 결과 이미지 데이터에 ‘황궁’이라는 표현이 설명 캡션으로 남아 있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해당 그래픽과 유사한 영상소스가 ‘불후의 명곡’과 ‘국악 동요 부르기’ 등의 무대 배경으로도 사용된 것을 확인해 관련 영상들을 삭제했다고 강조했다. KBS 측은 이어 “일부 의혹처럼 제작진이 ‘일본 성’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사용한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