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뇌는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라는 문장에 위로”

입력 2021-02-19 22:22 수정 2021-02-19 22:3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발언하고 있다. 알릴레오 유튜브 화면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9일 “뇌는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라는 문장을 읽으며 위로가 됐다”며 “세상이 빨리빨리 안 바뀌는 게 꼭 우리 잘못은 아니다. 우리 종족이 그렇게 타고나서다. 이것은 운명이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19일 한나 크리츨로우의 ‘운명의 과학’ 도서 비평을 주제로 방송된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꼽으며 이처럼 밝혔다. 유 이사장은 운명의 과학 도서에서 “이런 면에서는 뇌가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과 균형을 잡기 위해 또 다른 경쟁 매커니즘이 작동한다. 바로 새로움을 탐구하고 추구하고 싶은 욕구다”라는 문장을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꼽았다.

유 이사장은 “베블런이 쓴 ‘유한계급론’이 떠오른다“라며 “베블런은 변화의 압박을 덜 느끼는 사람은 변화할 동기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이게 되고, 살아가기 너무 힘든 사람들은 생존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다 써야 해서 신념체계를 바꾸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조달 못해 보수적으로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수화는)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 관찰되는 현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운명의 과학 도서에는 “강력한 정치적 확신을 갖고 있는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뇌 스캔 영상을 분석해 보니 보수주의자들이 일반적으로 진보주의자보다 더 예민한 편도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보수주의자들은 위협의 인지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호를 염두에 두고 행동에 나선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는 구절도 나온다. 편도체는 뇌에서 공포와 공격성을 처리하는 뇌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알릴레오에 함께 출연한 김경일 아주대 교수가 “불안을 자꾸 강조하고 건드리면 사회는 보수적으로 변한다”고 말하자 유 이사장은 맞장구를 치며 “나치는 의사당에 불을 질러놓고 테러리스트가 한 것처럼 꾸며 어마어마하게 불안을 조성한 다음에 선거로 집권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어 “선거 때 총풍 사건, 북풍 사건 이런 공포를 담당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하는 사건을 만들어내면 보수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