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에 최악에 한파가 닥쳐 주민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등 보도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트위터 등 SNS에는 크루즈 상원의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항에서 여행을 떠나려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등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크루즈 의원은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로 지난 대선 결과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도 줄기차기 이의를 제기해온 인물이다.
크루즈 의원 측은 그러나 12시간 넘게 공항 출발 사진이나 행방 등에 대해 침묵했다. 그러다 휴스턴 경찰이 ‘크루즈 의원측에서 공항 방문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었다’는 점을 뉴욕타임즈에 확인해주면서 앞서 트위터에 올라온 공항 사진이 사실임이 밝혀졌다.
비판 여론은 거세졌고 크루즈 의원은 18일 성명을 내고 “딸들이 친구들과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멕시코 여행을 계획했다고 해명했다. 크루즈 의원은 결국 이날 멕시코에서 혼자 텍사스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멕시코 공항에서 혼자 여행가방을 끌고 텍사스 휴스턴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진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크루즈 의원의 부인이 측근들에게 “집이 너무 춥다”며 여행에 합류하라고 문자를 보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오면서다. 크루즈 의원이 측근들을 초대한 칸쿤 리트-칼튼(Ritz-Carlton) 리조트는 1박에 약 309달러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민주당 측은 트위터에 “텍사스 주민은 죽어가고 있고, 당신은 칸쿤행 비행기에 있다”며 ‘크루즈는 사퇴하라’(#TedCruzRESIGN)는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리는 등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겨울에도 평균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텍사스주는 올해 30여년 만에 영하 2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갑작스런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텍사스주에는 정전과 인명피해 등도 이어지고 있다.
노유림 인턴기자